이탈리아 시칠리아 섬 앞바다에서 발생한 호화 요트 침몰 사고로 ‘영국의 빌 게이츠’로 불리던 마이크 린치 오토노미 창업자가 사망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지난 19일 새벽, 린치가 탑승한 56m 길이의 호화 요트 ‘바이에시안호’는 갑작스러운 폭풍우를 만나 침몰했습니다. 탑승객 22명 중 린치의 아내와 한 살배기 아기를 포함한 15명은 구조되었지만, 6명은 안타깝게도 사망했습니다.
사고 당일 선상 요리사의 시신이 수습된 후 22일에는 린치를 포함해 4명의 시신이 추가로 발견되었습니다. 린치의 시신은 수심 49m 아래에 가라앉은 요트 선실에서 발견되었으며, 딸인 해나(18)는 아직 실종 상태입니다. 당국은 해나의 시신이 바다로 떠내려갔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색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번 사고로 사망한 4명의 시신은 모두 영국 금융인 조너선 블루머 모건스탠리 인터내셔널 회장 부부와 국제 로펌 클리퍼드 찬스의 미국 변호사 크리스 모르빌로 부부로 확인되었습니다. 린치는 2011년 미국 휴렛팩커드(HP)에 오토노미를 110억 달러(약 14조 7000억원)에 매각할 당시 기업 가치를 부풀렸다는 사기 혐의에서 최근 벗어난 것을 축하하기 위해 이들을 호화 요트 여행에 초대했으나, 이러한 비극적인 사고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린치는 1996년 기술 회사 오토노미를 창업하여 영국의 IT 업계를 대표하는 인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그는 2011년 HP에 오토노미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사기 혐의를 받고 10년 넘게 법적 다툼을 벌였지만, 올해 6월 미국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블루머 회장은 린치 측 증인으로 재판에 출석했으며, 모르빌로는 린치를 대리한 로펌의 변호사였습니다. 린치는 무죄 판결을 기념하기 위해 법정에서 함께 싸워준 이들을 호화 요트 여행에 초대했으나, 안타깝게도 이번 사고로 그들의 삶은 갑작스럽게 끝나게 되었습니다.
사고 원인 조사
당국은 바이에시안호가 순식간에 바다로 침몰한 이유를 찾기 위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요트 제조사인 페리니의 모회사 이탈리안씨그룹은 폭풍이 덮친 순간부터 침몰까지 16분밖에 걸리지 않았다며 승무원들이 올바른 안전 절차를 따르지 않았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요트의 거대한 돛대가 높이 솟아있던 것이 급격한 침몰의 원인 중 하나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돛대가 폭풍에 꺾여 넘어져 선체를 손상시켰거나 단단히 고정되지 않아 강풍에 의해 뿌리째 뽑히며 선체에 구멍이 났을 가능성이 있단 지적입니다.
안타까운 사고와 희생
이번 사고는 갑작스러운 폭풍우로 인해 발생했지만, 갑작스러운 침몰과 더불어 승무원들의 안전 의식 부족, 요트 설계상의 문제점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번 사고로 영국의 IT 업계를 대표하는 인물이었던 마이크 린치와 함께 여러 명의 억만장자들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안타까운 사고로 희생된 모든 분들의 명복을 빌며, 이와 같은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