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2일, 경기도 부천시에 있는 한 호텔에서 큰 불이 났어요. 불 때문에 7명이 세상을 떠나고 12명이 다쳤다고 해요. 정말 안타까운 일이죠. 이번 화재는 특히 불길 속에서 살아남은 분들의 이야기가 더욱 가슴 아프고,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요.
샤워기 틀고 버틴 간호대생 A씨 이야기
20대 여성 A씨는 간호학과 실습 때문에 그 호텔에 머물고 있었대요. 불이 나자 객실 밖은 온통 연기로 가득 찼다고 하는데요. A씨는 학교에서 배운 대로 침착하게 화장실로 피신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샤워기를 틀고 그 아래에 머리를 대고 있었대요. 일산화탄소가 물에 녹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위험한 상황 속에서도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었던 거죠. A씨의 어머니는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람도 있다고 들었어요. 딸처럼 대처하면 살 수도 있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고 하네요. A씨의 이야기는 재난 상황에서 평소에 배우고 익힌 지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것 같아요.
객실 변경으로 목숨 구한 투숙객 B씨 이야기
다른 투숙객 B씨는 객실에서 타는 냄새를 맡고 객실 변경을 요청했다고 합니다. 그 덕분에 화재를 피할 수 있었어요. B씨는 불이 나기 직전 호텔 직원에게 에어컨에서 타는 냄새가 난다고 알렸고, 호텔 측은 다른 객실로 방을 바꿔줬대요. 사소한 것 하나에도 민감하게 반응했던 B씨의 사례가 어떻게 보면 목숨을 구했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안타까운 사실은, 이런 보고가 들어왔다면 재빠르게 확인을 취해야 하지 않았나 .. 하는 아쉬움이 드네요.
소방차 진입 난항과 무용지물이 된 에어매트
화재 현장에서 목격자들은 골목길에 주차된 차량들 때문에 소방차가 진입하기 어려웠다고 증언했다고 합니다. (언제까지 이런 안타까운 상황을 목격해야 하는 걸까요? 물론 국토가 좁은 건 이해하는데요. 대신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가차없이 소방서 측에서 강제로 물리적으로 조치를 취할 수 있게끔 법을 강화시켜야 한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소방관 님들 정말 고생 많으세요 ㅠㅠ). 실제로 호텔 앞 도로에는 계약 주차 구역이 설정되어 있었고, 길이 좁아 소방차가 들어가기 힘들었던 것으로 알려졌어요.
소방 당국은 사고 신고를 받고 4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고, 5분 만에 에어매트를 설치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에어매트로 뛰어내린 두 명의 투숙객은 모두 세상을 떠났어요. 먼저 뛰어내린 여성이 에어매트 가장자리로 떨어지면서 매트가 뒤집혔고, 그 뒤를 이어 뛰어내린 남성은 에어매트가 아닌 땅에 떨어져 사망했어요. 이에 대해 말이 좀 있는데, 설치를 계속 하고 있는 와중이고 아직 뛰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는데 급했던 사망자 분이 바로 뛰어버려서 이런 안타까운 사태가 발생했다고 하네요.
안전 불감증 드러낸 스프링클러 미설치
이번 부천 호텔 화재는 2003년에 지어진 건물인데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아 피해가 더 커진 것으로 보여요. 불이 나자 건물 내부에 연기가 빠르게 퍼져 투숙객들이 대피하기 어려웠고, 호텔 복도가 좁고 객실 창문이 작아 유독가스가 건물 안에 가득 차 열이 축적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소방당국은 추측하고 있어요.
글은 장황하게 적었지만, 첫번째에 이야기드렸던 간호사 분의 이야기를 생각해보면 정말 재난 정보는 평상시에 계속 습득해 두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잊지마세요!. 일산화탄소는 물에 녹는다!!